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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_또다른세상

2007년 3월 21일 동부지방법원 2차공판

2007년 3월 21일 동부지방법원
30명 정원인데 서서 지켜본 분들이 더 많았다.

역시 김명호 교수님은 강직한 분이셨다.
절대로 판사앞에서 주눅들지 않는 의연함, 그리고 검찰을 향한 형사법 오류 지적, 내가 검사의 표

정을 봤을 때 당황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시간은 2시 부터 4시 까지 이어졌는데, 길게 공판이 진행된 만큼 재미있는 사연들이 몇개 있다.


1. 증거물 현출 시 검찰과 변호인간에 확인을 하는 일이 있었는데 정작 중요한 판사에게 증거물 확

인을 해주지 않자, 정막을 깨고 들려오는 한마디 "저도 좀 보여 주시죠" 순간 방청객들의 폭소가

터졌다. 석궁을 시연하는 순간이었다.


2. 김명호 교수님이 공개 질의서를 보냈었는데, 이용훈 대법관이 묵살한 것에 대해 증인 신청을 했

다. 그것을 재판장이 증인 신청의 취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묻자, 교수님曰 "그 이야기를 검찰측에

게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즉, 자신에게 취지를 묻듯이, 검찰측에게도 개연성에 대한 취지를 물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웃음이 나왔던 이유는 김명호 교수님의 재치와 문장의 간결

함 그리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3. 변호인이 증인 심문을 할 때 이러한 내용이 있었다. 박홍우 부장판사는 화살을 빼서 버렸다고

했는데, 증인은 자신에게 건내 줬다는 증언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지적. 그 이야기를 듣자 증인

은 오히려 변호인에게 물었다. "왜 박판사님이 그렇게 증언을 했나요?" 그러자 변호인은 톤이 높게

방청석을 바라보며, 눈을 나도 모른다는 듯 크게 뜨며 "그건 나도 모르지." 순간 방청객들이 모두

웃었다. 황당한 느낌과 변호인의 표정 그리고 증인의 어이없는 것을 동감했기 때문에 웃었던 것

같다.



재판 진행 중 두명이 감치 되었는데, 한분은 증거물 현출시 "화살에 피가 묻었습니까?" 또 한분은 

"정당방위 입니다." 여성분이었다. 두번째 분은 연세대와 15년간 재판을 하면서 많이 지치신 것 같

았다. 두분다 공판이 끝난 후 간이 재판을 받았는데 불처벌로 선처 되었다.



내가 소설을 써 보자면....
난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이 석궁을 발사 시현 했을 때 굉장한 파괴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작은 상처만 생겼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경비하시는 분이 사건 당시 옆구리의 피를 봤다고 하시니 활을 맞은것 같기도 하지만, 쇼인것 같기도 했다. 자기는 활을 버렸다고 했는데 경비하는 분은 자신이 활을 건내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집에 올라가서 옷을 갈아 입고 온 부장판사의 행동은 도대체 무엇인가. 부장판사는 자신이 활을 맞은것 같은것을 경비원에게 알리기 위해서 옆구리에 데고 있다가 건낸것은 아닐까? 그리고 집에 가서 자신이 직접 상처를 더 깊게 내고 내려온 것은 아닐까? 그렇게 하면 자신에게 더욱 유리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뭐..이건 가설이다...이것을 밝혀내기 위해서 철저하고 공정하게 판결을 해야 할 것이다.



21일 재판 과정에서 판사님께서 검찰측이 제대로 사건을 진행하지 않으면 제가 혐의없음으로 무죄를 선고하겠습니다..라고 김명호 교수님께 전달한 것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명예훼손에 대한 위법성 조각 사유에 보면 공공의 이익을 주기 위해 사실을 적시한 것은 위법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다. 즉, 공인의 행동을 모든 국민에게 알려서 그 사람에게 더 큰 불이익을 받게 하지 않으려는 목적이라면 위법하지 않고 처벌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김명호 교수님이 퇴장하면서 손을 높게 들고 V를 보였을 때, 왠지 찡한 감동이 느껴졌다.

좋은 경험 한 하루였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쟁점.

1. 화살을 버렸다가 경비원에게 보여 주기 위해 거짓 행동으로 옆구리에 활을 다시 데고 있었던 것인지.

2. 집에 올라가서 옷을 갈아 입고 오기 전, 상처를 더 크게 만든것은 아닌지,

3. 부러진 끝 부분 날개의 활이 건내받은 경비원의 활인데, 그 활은 증거물 현출시 왜 누락되었는지.

4. 그리고 누락된 것 외에 3개를 가리키며 감찰측이 현장에 있었던 3개라고 했는데 왜 거짓말을 하는지.

5. 석궁의 위력은 시현당시 느낄 수 있었는데 그 큰 위력의 활을 맞고 그 정도 상처밖에 나지 않은 사유.

6. 상처가 생겼다면, 비명이나 상처부분을 손으로 감싸쥐는 것이 일반적인 행동인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

7. 상처가 생겼다면 분명 순간 힘이 빠져서 김명호 교수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빠지는 것이 당연한데, 왜 그렇지 않았는지.



2시간 가량을 정신 집중해서 서서 들었던 때문인가...집에 와서 매우 피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