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Iⓢ_과거자료/ARIⓢ_이명박운하

지역 주민도 운하 반대 의견 내기 힘든 문경.

문경을 찾았습니다. 문경새재.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의 고개' '새로 만든 고개'의 뜻이 담겨 있는 곳. 문장의 뜻처럼 정면에 산이 우뚝 솟아 있f었습니다. 문경은 영강이 흐르는 곳으로서 운하가 만들어 지면 영강을 따라 낙동강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경읍 들어서는 곳에 있는 이정표


영강은 폭과 깊이가 낙동강에 비교해 현저하게 달랐습니다. 폭도 200m정도 되어 보였고 깊이는 더더욱 얕아서 무릎 정도 넘치는 깊이였습니다. 이미 바닥을 드러낸 곳도 대부분이었고 자갈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을 준설하게 된다면 암반들로 인해 난공사가 될 것이고 이명박 운하를 준공하기 까지 운하 찬성측에서 예상했던 기간도 늘어날 것임은 자명해 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강에서 볼 수 있는 중간 중간 물을 가둔 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강교에서 본 하천 바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중앙에 바닥을 드러낸 곳들이 많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 깊이도 매우 낮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닥에서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얕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위와 자갈들이 드러난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경읍에 들어서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대운하를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진 현수막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습니다. 이곳에 들어서자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운하 답사를 하며 항상 운하 반대를 인쇄하여 몸에 붙이고 이동하였기 때문에 문경에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 쓸데없는 고민까지 하게 되더군요. 옷 앞뒤로 운하 반대 문구가 들어간 인쇄물을 부착했고 부가적으로 깃발에 반대 글을 적어 바람에 펄럭이며 들고 다녔기에 더욱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이동하였고 주말이라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길을 걸어가며 횡당보도를 건너 조령산 방향으로 걸어가는 중에 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시던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먼저 인사를 건내고 운하에 대해 여쭤 봤습니다. 찬성이나 반대에 대해서 유보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 분께서는 "운하 한다고 하는데 정확하게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어서 판단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분에게 현수막에 대해서도 여쭤 봤습니다. 많은 현수막들이 주민들의 바람을 나타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현수막인지 여쭤 봤습니다. 그 분께서는 "시에서 만든 것이라 주민들이 하지는 않았지."라고 하시면서 현수막이 자치 단체에서 만들어서 걸어 두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밌는 것은 대부분 총선거와 관련된 예비 후보들의 광고물들 입니다. 대부분 한나라당 예비 후보들의 광고물이 건물 벽을 둘러 싸고 있었습니다. 핵심으로 적어둔 문구도 운하 관련 글이었는데, 매우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운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총선거가 다가오니 건물 앞에 관련 광고를 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한나라당 관련 후보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른쪽 위에 적힌 문구. 대운하의 성공을 이명박 정부와 함께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경 시민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환영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번영회에서 만든 것처럼 보이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 보이는 교차로에서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현수막과 비슷한 문구와 비슷한 위치에 로고를 새겼다.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지 않고서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다른 곳의 예비후보 홍보물. 내륙항구도시건설!! 문구가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비 후보 현수막도 쉽게 볼 수 있다.


아침이라 주민들이 너무 적었습니다. 노트북 문제에 대해서도 묻고 문경 새재 가는 길도 물어볼겸  컴퓨터 판매점을 들어갔습니다. 옷에 적힌 문구를 그 분들이 보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컴퓨터 판매를 하시는 분께서도 현수막은 시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운하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중에서 언론이나 TV에 나타난 문경 주민의 모습이 항상 운하 찬성만 보도 되어 반대 의견이 있다는 사실에 의문이 생길 겁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이지만, 실제로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찬성하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의견에 비하면 매우 적었습니다.

컴퓨터 판매를 하시는 분과 함께 일하고 있던 분은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군. "우리가 반대를 하지만 그 의견을 드러내는 것은 힘들다."라고 하시며 주변 사람들의 운하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셨습니다.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운하 만들려고 하면 만들 수는 있다. 토목 공사 기술이 우리 나라가 발전 되었기 때문에 뚫고 개발하는 것은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성이 있겠느냐."라고 하셨습니다.

문경 주민들은 한 가운데로 운하가 지나가고 물류 단지가 생긴다는 말에 온갖 희망과 낙관을 하고 있습니다. 반대하거나 유보하는 견해를 갖는 분들도 있었지만 찬성 의견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배치 되는 의견을 내세우는 것이 망설여지는 모양이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잠시 길에서 5명 정도 모여 있는 주민들에게 운하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 중에서 자신이 공무원이라고 밝히신 분께서도 반대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분들이 "이장들은 모두 찬성하는데 당신 그렇게 반대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고 하시며 찬성쪽으로 의견을 맞추어야 된다고 장난 섞인 압박을 하셨습니다.

다양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마을에서 의견이 한번 정해지면 반대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지다는 것입니다. 서울이나 경기도는 매우 넓기 때문에 한 지역 의견이 하나로 일치되는 경우를 보기가 쉽지 않지만 지방의 마을들은 달랐습니다. 옆집에 무슨 전자 제품이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친밀한 곳도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한번 의견이 일치되어 버렸다면 반대 의견 내기가 힘든 것이 자명해 보였습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자치 단체에서 현수막을 길거리에 도배를 하듯 광고를 하니 운하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듣지 못한 주민들은 당연히 찬성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운하가 만들어면 물류기지가 만들어져서 잘 살게 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미 언론이나 학교 교수 단체들에서 밝힌 것들을 보면 운하는 1을 얻기 위해 9을 손해 봐야 하는 사업입니다. 경부 고속도로와는 차원이 다른 식수로 쓰이는 강물에 배를 띄우는 검증되지 않는 생체 실험입니다. 경제를 살린다는 구호가 주민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져 무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주민들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자치 단체에서는 현수막을 달도록 허가해 주거나 직접 달아서 주민들에게 바른 판단을 저해하는 일을 자제해야 합니다. 지금은 구호가 아닌 이명박 운하가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운하를 4년만에 만든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주민들을 현혹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희망문에서 함께 참가하여 답사를 하였습니다. 점심과 저녁 식사를 후원하여 주었습니다.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