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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_생각들

노무현 대통령이여 여린 정의는 항상 이렇게 되는 것인가요.

23일 아침 10시쯤.  습관적으로 틀었던 라디오에서 상상치도 못한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하셨다는 속보입니다." 정확한 내용이 들어오면 자세하게 이야기 하겠다고 합니다.
이상했습니다. 2분 정도 속보를 들었습니다. 점점 몸이 경직되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내용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분명 전대통령 노.무.현.사.망.이었습니다. 그렇게 말했습니다.

방문을 열었습니다. 닫혀있던 문을 열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라고 소리쳤습니다. 작년 610항쟁 추모일에 이순신 장군상 아래에서 목소리가 터져나갈 정도로 외쳤었던 "이명박은 물러가라". 바로 그 목소리 그대로 소리쳤습니다. "무슨소리냐고!"
순간 제 머리속이 하얗게 된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십니다. "무슨 소리긴, 지금 세탁기 돌리잖아. 세탁기 소리야!"
저는 아무도 듣지 않는 세상에 소리치고 싶었던 겁니다.
그렇게 그날 하루가 잿빛으로 슬프게 흘렀습니다.

그 후로 벌써 엿새가 지났습니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습니다. 힘이 빠집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했었던 내가, 그 분의 서거 소식후로 모든 것을 잠시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 분을 비판했었던 것은 지지했었던 제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이 그 동안 주장했었던 약자에 대한 배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그 분의 다음을 이어나갈 대통령은 더 잘 해주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판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에 참여한 한 할아버지

사진 설명_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에 참여한 한 할아버지.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 입니다"라고 쓰여진 종이를 갖고 있다. 2009년 5월 29일


하지만 ... 그 분의 진정성마져 비판하고 싶은 적은 없었습니다.
분명 그 분의 삻은 정의을 실천하고 고난을 이겨나가는 삶이었습니다.
분명 그 분의 삶은 약자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희망이 있음을 몸소 증명해 주신 삶이었습니다.

아... 이젠 다시 고통스런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어느 것도 해결할 수 없을 것 처럼 보였었던 막막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정의로운 사람은 한국에서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비웃었던 비참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막막합니다. 그래서 통곡합니다.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