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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_과거자료/ARIⓢ_삽질이명박

컨테이너를 넘은 깃발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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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를 마친후 서대문 방향으로 가두시위를 하고 다시 청계광장 쪽으로 모였다. 삼삼오오 같이 모인 일행들은 쉬거나 자유발언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냉장고 크기 만한 스티로폼들이 붉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에 의해 컨테이너 박스 아래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십개의 스티로폼들이 쌓이자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고 지켜봤고 관계자가 직접 스티로폼에 대하여 설명했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분은 "컨테이너는 폭력이고 차벽(전경버스 벽)도 폭력이다. 민주주의를 막고 있는 폭력을 상상력으로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스티로폼을 쌓기로 했다"라고 설명을 했고 위험때문에 반대하는 분도 있었다고 했다.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환호를 하며 스티로폼 쌓는것을 도와주었고 어느정도 쌓이자 그 곳에 올라가 자유발언 할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자유발언이 끝나고 컨테이너 높이보다 약간 낮게 쌓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더 높게 쌓을것인지 토론했다. 토론 시간이 3시간 이상 길어지자 날이 밝아 왔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컨테이너에 깃발들을 올리지 못할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사람들은 깃발을 일단 올리자고 외쳤고 각 대학 깃발들과 단체 깃발들을 앞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다음 몇몇 다른 의견을 주장하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깃발을 든 청년들이 스티로폼을 밟고 컨테이너 위로 한명씩 올라갔다.

특히 고려대를 사람들이 외쳤는데 그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상징성 때문이다. 후배들의 행동을 보고 반성하라는 의미. 그 밖에 안티 이명박, 아고라 등의 깃발들이 올라갈때 참석자들이 환호했다.경찰의 높은 컨테이너 박스로 민주주의를 막은 폭력을 시민들의 재치있는 상상력으로 저항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길게 만든 펼침막이 가장 호응을 많이 받았다. 뒤쪽  전경들도 보고 생각해 보자는 의미로 펼침막 방향을 바꾸어 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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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깃발이 이런 감동을 줄지 몰랐다. 참석자들이 깃발을 꽂자고 이야기 했을 초기. 잘 이해가 안 되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 깃발을 흔든다는 의미가  이렇게 특별하게 다가 올지 몰랐다. 같이 지켜보던 집회 참석자들도 "이렇게 감동적인 것을 서로 자기 의견 주장하느라 시간이 늦쳐줬다"라고 하며 느낌을 말했다.

만약 전경버스 위에서 깃발을 흔들었다면 전경들이 막았을 것이다. 전경들도 올라오기 어려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깃발들이 충분한 시간이 지나 내려왔고 마지막에 태극기 하나만 남겨졌다. 태극기는 컨테이너 박스가 헤체 될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